[People]Interview withHyun Woo Ji (@jihynwoo) - Music Producer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THE ODOR라는 팀을 하고 곡을 쓰는 지현우라고 한다. 지현우라는 아티스트를 밴드 THE ODOR와 분리해서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다. 밴드 THE ODOR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줄 수 있을까? 보편적인 밴드 구조와는 다르게 나를 중심으로, 프로듀싱에 초점을 맞춘 팀이다. 현재는 3인조로, 프로듀싱과 기타를 맡고 있는 나와 베이스의 홍우석, 보컬의 최케이브로 구성되어 있다. EP [DISORDER]와 정규 앨범 [Prototype]은 THE ODOR가 남긴 인상적인 기록들인데, 어떤 방식을 통해 작업이 이뤄졌는지 궁금하다.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두 앨범 모두 철저한 계획과 체계 하에 진행되길 바랐으나 특정 틀 안에서 작업을 하려고 하니 부자연스러움을 많이 느꼈다. 좀 더 자유롭게, 보다 의식이 가는 대로 다시 앨범 작업을 진행했으며, 마음에 드는 곡이 나오면 그 곡을 기준으로 앨범의 내러티브를 만들어 갔다. 단순히 주제에 맞는 작사를 하고 그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앨범의 내러티브를 기준으로 작사, 작곡, 편곡 과정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그렇다 보니 앨범을 타이틀곡과 수록곡으로 나누어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앨범 안에서 표면적으로는 각각의 개성을 가진 여러 트랙들이 유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이 두 앨범은 레퍼런스를 최대한 배제한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다른 방식으로는 형용하지 못했던 당시에 느꼈던 내 감정들을 사운드로 잘 표현해 낸 것이 내 자아실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만족스러운 작업물이며 요즘에도 두 앨범들을 자주 듣곤 한다. 특히 정규 앨범 [Prototype]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Prototype”이라면 결국 시제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THE ODOR 음악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앨범이라고 생각해도 좋을까? 맞다. 첫 정규 앨범이기 때문에 여러 사운드들을 필터링 없이 시도했었다. “Prototype”이라고 해서 해당 앨범이 향후 THE ODOR 음악의 색깔을 단정 짓는 작업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 앨범이 말 그대로 시제품처럼 청자(소비자)들이 듣고 나타내는 반응과 만들고 나서의 우리의 생각들이 상호 작용되어 THE ODOR의 다음 스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앨범이 되길 바랐다. 밴드 THE ODOR는 작년 7월 새로운 보컬리스트 최케이브의 합류를 알리며 싱글 [Sidewalk]를 발매했다. 밴드 멤버 중 보컬이 교체가 되는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당연히 어려움이 있었다. THE ODOR의 이전 곡들을 라이브로 잘 소화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팩트 있는 보컬로서 이 밴드 안에서 잘 융화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최케이브는 그 기준에 가장 적합했던 인물이었다. 그는 뿐만 아니라 본인의 소리를 찾으려는 애티튜드를 꾸준히 보여줬으며 이를 볼 때마다 그가 정말 좋은 음악적 동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최케이브의 이런 모습을 살려 [Sidewalk]를 작업할 당시, 악기에는 힘을 최대한 덜 주고 보컬의 존재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THE ODOR의 앨범들 속 트랙들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플레이 된다. 그래서 한 곡만을 뽑기는 굉장히 어렵겠지만, 본인만의 취향 아래 독자들에게 추천해 줄 수 있는 THE ODOR의 노래가 있을까?개인적으로는 [Prototype]의 네 번째 수록곡인 ‘Intro5'를 고를 것 같다. 고조되는 outro 파트는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는데, 대부분의 멜로디는 보컬이 만들었지만 해당 파트는 내가 직접 썼다. 이 곡이 믹스도 가장 힘들었으며, 들어간 앰비언트 사운드도 모두 직접 만든 소스들이다. 새소리는 심지어 태백산맥에 올라가서 직접 땄다. THE ODOR의 향후 활동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향후 활동으로 인해서 어떤 무언갈 기대하기보다는 THE ODOR를 꾸준히, 재밌게 하고 싶다. 밴드를 할 때, 혹은 음악을 할 때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업이 되었으니, 즐기지 못할 때가 가장 힘든 것 같다. 특히나 너무 분석적인 태도로 임할 때가 그렇다. 그렇다면 현재에 음악을 하는 행위 자체가 본인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배설이기도 하고, 사실 나에겐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고 가치다. 스스로 꼬집어보고 말하자면, 창작에서 오는 성취감은 다른 걸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음악은 내 자아실현에 좋은 가장 특별한 행위다. 뜬금없지만 여러 예술 장르 중 유독 음악은 커뮤니티 내에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에 대한 논의가 자주 일어난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사실 지금은 해당 논의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내 음악이 엉뚱한 키워드로 카테고리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뿐이다. 그저 내 음악이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길 바라며 꾸준히 작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과정 속에서 소위 대중의 인정까지 받는 순간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구분 없이 소비할 것처럼 보인다. 국내외 상관없이 최근에 가장 많이 찾아 들은 노래 몇 가지만 소개 부탁한다.분명히 선호하는 장르는 있지만, 정말 가리고 않고 다양하게 듣는 편이다.1. Waters of March - Art Garfunkel2. Vantablack - Dawn Richard & Spencer Zahn3. Last dance - montell fish4. Werkk - Leonce5. The Opposite - The Smile6. 빌린입 - 이민휘 소개해 준 음악들의 교점이 지금 지현우가 주목하는 사운드의 지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소개한 음악은 단순히 내가 요즘 즐겨듣는 음악일 뿐이다. 다만 공통점을 굳이 생각해 보면, 담백하게 흘러가는 것과 조금 미니멀한 사운드가 아닐까. 아마도 지금 내가 본능적으로 찾는 기준이 이런 것일 수도 있겠다. 작년 11월에 발매된 카더가든의 EP [DIAMOND]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작업을 했을지 궁금하다.다른 아티스트의 앨범 전곡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은 이 앨범이 처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카더가든 님은 본인의 기존 작업물들과 차별성을 두고 싶어 하셨기에 사운드 같은 경우는 전적으로 나에게 맡겨 주셨다. 우리는 앨범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DIAMOND]가 카더가든의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서사를 더 솔직히 담은 앨범이 되길 바랐다. 개인적으로는 가사가 잘 달리고 미니멀하지만 텍스처가 잘 살도록 노력했다. 작년 7월에 발매된 JOONIE의 EP [Mother Nature]에 편곡으로도 참여했다.JOONIE 님과는 JOONIE 님께서 카더가든의 [DIAMOND] 작업 때 ‘난 더 멀리 갈 거야’라는 곡의 피처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인연이 되었다. 이미 스케치된 곡들이 있는 상태였고, 들었을 때 사운드 디자인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데드라인을 타이트하게 잡고 거의 한 달 만에 작업을 끝냈었다. 해당 앨범에서 내가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은 뭉개진 드럼 샘플과 프로펫(신디사이저) 소리였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다른 뮤지션들과 활발하게 접점을 만들어가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작년의 카더가든 과의 작업 이후로 계획하고 있거나 진행 중인 협업이 있을까? 협업에 대한 올해의 계획이 궁금하다.작년에 협업했던 아티스트들과는 지금도 꾸준히 교류하는 중이다.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작년에 새롭게 들어온 프로젝트도 있어 이 또한 계속 진행 중에 있다. 올해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써서 먼저 콘택트를 해 볼 예정이다. 리스트 업을 해두었었는데 그중에 한 분이 먼저 연락이 오셔서 지금 기쁘게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사운드의 전체적인 틀을 디자인하기 전에 하는 본인만의 루틴이 있을까? 예를 들면 구체적인 사물을 꼭 생각하고 만든다던가. 사소해도 좋다.루틴이라고 할 건 따로 없고 가끔 음성 메모 앱을 통해 리듬이나 멜로디를 짠다. 음악이라는 장르 밖에서, 혹은 그 안에서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것이 있을까?작사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그동안 밴드를 할 때 피드백을 주거나 뉘앙스 때문에 자잘한 부분을 수정한 경험은 있지만 직접 작사에 온전히 참여해 본 경험은 없다. 의외의 답이다. 청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인상적인 가사는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하지만 본인은 사운드에 포커싱이 많이 가 있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업을 할 때 가사에 대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가사가 있는 곡은 가사가 극대화되기 위해 사운드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만큼 가사를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 [Prototype]에서 ‘Vimoka/Dream' 이란 곡이 그 태도를 잘 보여주는 곡이다. 개별적인 두 곡이 하나로 이어지는 곡이기 때문에 꼭 끝까지 들어보길 바란다. 진부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갑자기 지현우라는 아티스트에게 음악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이 궁금하다. 딱히 없다. 나 스스로 사색에 빠지는 시간을 갖곤 하는데, 그때 올라오는 감정들이 내게 음악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다. 음악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굳이 언급을 하자면, 어렸을 적에 Jon Brion 을 보면서 저렇게 다양하게 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셀프 릴리즈가 용이한 시대이긴 하지만 레이블의 필요성에 대해 분명히 고민해 봤을 터인데, 현재 지현우의 상태는 어떠한가?THE ODOR 같은 경우에는 앨범 [Prototype]과 싱글 [Sidewalk]를 제작할 때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의 유통 브랜드 모 레코즈(MOrecords)를 통해서 도움을 받았다. 강명진 대표님(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께서 내가 하는 음악에 꾸준히 도움을 주고 계신다. 우선 도와주신 것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꼭 드리고 싶다.레이블에 대한 생각은 특별한 건 없다. 그저 본인이 하는 음악에 통제만 없고 존경하는 아티스들이 있는 레이블에 들어가면 좋겠다. 해당 인터뷰 촬영을 2022년에 진행했지만 벌써 2023년 2월이나 되고 말았다. 올해의 목표는 무엇일까?대중적인 것을 신경 쓰는 편은 아니기에, 조금 모순으로 들릴 수 있지만 돈을 작년보다 두 배로 벌고 싶다. 대중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다양하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되겠지만 그만큼 내 음악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소비되길 바란다.이전에도 말했듯이, 올해는 좀 더 능동적으로 다른 아티스트 분들께 먼저 다가가 협업 제안을 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음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다시 음악에 투자하고 싶다. 예를 들면, 오디오를 맞추는 것이다. 본인만의 작업물에 대한 계획은 없을지 궁금하다. 프로듀서 앨범 같은 아웃풋도 기대해 볼만 한데.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만들었던 곡들보다 훨씬 색다르게, 자유롭게, 마지막으로 압도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퀄리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지현우라는 아티스트는 평생 음악을 할 것만 같다. 음악인으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 있다면 무엇일까? 혹은 뮤지션으로서 경계하거나 지켜야 할 점이 있다면?오마주와 레퍼런스, 그 차이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나도 기존에 없던 것을 한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뮤지션으로서 최소한 내 음악들이 저 키워드들로 악용되거나, 혹은 그와 관련해서 좋지 못한 피드백을 받지 않게 스스로 경계하고 검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음악을 꾸준히 듣고 있는 청자들, 혹은 미래의 지현우의 음악을 들을 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CREDITArtist: Hyun Woo Ji (@jihynwoo) Photographer: Haeun Kim (@haeunkiiim)Editor: CEIMOU (@ceimou)Product: 011 V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