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Interview withomm.. (@weloveomm) - Music Producer / Singer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서울에서 음악을 하는 omm..이라고 한다. 98년생이고 취미는 집 꾸미기, 차 마시기다. 음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미술을 하고 있었지만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다. 두 장르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무대 디자인을 전공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미술을 하는 와중에 종종 취미로 음악을 만들기도 했는데 음악 작업을 하는 게 훨씬 재밌어지면서 지금처럼 음악에만 몰두하게 되었다. 본명이 아닌 예명을 사용해 활동하고 있다. omm..이라고 작명한 이유가 있을까?조금 담백하게 이름을 짓고 싶어서 작명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아서 ‘음…’ 하고 고민하는 와중에 실제로 의성어 ‘음 (Umm)’이 마음에 들어 조금 발전시킨 omm..으로 결국 짓게 되었다. omm..은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음악들을 전개해나가고 있지만 정작 팀을 이루지 않고 셀프 프로듀싱을 통해 본인만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나는 싱어보단 프로듀서의 성향이 짙은 아티스트다. 작업량도 많고 고집도 센 편이며 내 기준도 확고하다 보니 팀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잠재적 피로를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 스트레스에 내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할 바에 차라리 혼자 활동하며 더 열심히 작업하려고 한다. 물론 재미있는 협업에는 꽤나 열려 있는 편이다. 처음 음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분명히 힘든 일도 있고 그 나름대로 재밌는 일도 있을 텐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이렇다 할 사건은 딱히 없었다. 하지만 작업물을 발매할 때만 되면 곡 작업을 하는 것도 힘든데 서류 작성이나 콘텐츠 기획, 유통사와의 소통 등 할 일이 많아진다. 이런 일들을 혼자 하다 보면 쓸데없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은데 이런 과정 자체가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라면 꼭 해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곡 작업만큼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뮤지션은 아티스트 본인에 대한 PR을 다른 장르에 종사하고 있는 예술가들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음원이나 공연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 또는 콘텐츠를 통해 본인을 더 과감 없이 홍보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전에는 뮤지션의 그런 과한 PR에 대한 반감이 컸다면 요새는 딱히 별생각이 없는 것 같다. 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과한 이미지 소비는 확실히 경계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나는 음악이 가장 중요하며 가장 좋은 홍보는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본인의 음악을 사람들이 꼭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내가 영감을 받는 곳은 순수함을 지닌 예술 작품들이다. 내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내가 영감을 받는 것처럼 내 음악을 통해 비슷한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의 음악 안에는 그 어떤 순수함이 있다. 내 노래를 듣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단지 사운드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가사를 통해서 일상의 문제, 고민의 갈래를 잡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발매했던 EP 들을 통해 omm..이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게 됐다. 이전 작업들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첫 앨범 [우리의 푸른빛]은 도전에 가까운 앨범이었다. 취미로 음악을 하던 내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만든 첫 공식 작업물이다. 음악적 지식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만든 앨범이며 이 앨범을 만들면서 노래와 믹싱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전에 써놓은 곡들 중 괜찮다고 생각했던 노래들을 추려 발매한 모음집 겸 생존신고와 같은 앨범이었다.다음 앨범 [심연에서]는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이어지는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다양한 앰비언스들의 활용에 대한 흥미들이 합쳐져 앨범 특유의 사운드 디자인이 나왔고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던 터라 우중충한 가사들이 많이 들어간 앨범이다. 본인이 느끼기에 아쉬운 작업물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대로 애착이 가는 노래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 본인의 작업물 중 그런 노래들이 있을까?사실 아쉬움은 매번 남는다. 그래도 애착이 가는 노래가 있다면 [우리의 푸른빛]의 첫 번째 수록곡인 ‘old memory’ 다. 이 곡을 만들 당시에는 거의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음악 작업을 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나 스킬도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원하는 소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만든 곡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즐겨 듣는 노래며 공연하는 맛이 있는 노래라 애착이 많이 간다. 작년에 발매한 싱글 [swing]도 인상적이었다. ‘swing’은 달콤한 사랑 노래다. 언제나 내 모습 그대로 사랑받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버림받기 싫은 것도 마찬가지다. 어떤 특정 대상을 경험했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을 눈처럼 쌓인 시간 위에 발자국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내 가사의 특징은 대상을 특정해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사 속에 그려지는 대상을 듣는 분들께서 마음대로 상상하며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2월 첫 정규 앨범인 [achim]이 발매됐다. 이전에 발매됐던 EP 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른데 이 앨범에서 담으려고 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까?이번 앨범 [achim]은 사운드적으로 이전 앨범들 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원했고 추구하는 질감과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명확했다. 또한 드러머 강재우와 베이시스트 우희준이 녹음에 참여하면서 사운드의 완성도를 올렸는데, 그들의 연주를 집중해서 듣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가사적인 측면에서는 마음 수련을 통해 평화로운 상태에서 쓴 가사들이 주이기 때문에 전작들과는 달리 비교적 밝아진 자아의 모습이 담겨 있다. [achim]이라고 제목을 짓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어둠이 가시고 해가 뜨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앨범 이름을 아침이라고 지었다. 어두웠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이었다. 이전 앨범들부터 [achim]까지는 내 20대 초반을 담은 나름의 시리즈인데 “우리의 푸른빛으로 심연에서 아침까지”가 그 슬로건이며 이 앨범은 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영문 제목을 쓰고 싶었는데 아침을 morning이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았다. 한글 독음을 영어로 표기했는데 재밌어서 수록곡들까지 같은 방식으로 제목을 짓게 되었다. 가사들이 인상적이다. [achim] 안에서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사가 있을까?‘mox’라는 곡에 “반쯤 남은 잔들을 빈 것들로만 채워 억지로 마신 것은 내 몫이 아니었네”라는 구절이 있다. 내가 느낀 떠밀려서 하는 사회생활을 요약한 가사인데 핵심만 잘 담은 것 같다. 그 뒤에 “하루의 모서리에 부딪혀 들어버린 유리 위의 멍들은 내 몫이 아니었네”라는 구절은 일상생활 속에서 의도치 않게 만나는 무례하고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나의 연약한 정신 상태에, 소위 나의 유리 멘탈에 멍이 든다는 것을 표현한 가사인데, 이 구절도 내 생각이 잘 비유되어 담긴 것 같다. 전반적인 앨범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다소 어두운 내용의 가사들이지만 해당 가사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규 앨범을 발매한 직후에 느꼈던 감정이 궁금하다.뻔하지만 이 앨범을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했다. 후련하다거나 아쉽다거나 이런 감정을 느끼기보단 그냥 내가 들어도 이렇게 좋은데 모든 사람들이 다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들어 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achim]에서 사람들이 꼭 들어줬으면 하는 곡이 있을까?언급했던 ‘mox’라는 곡을 꼭 들어줬으면 좋겠다. 나 자신도 실제로 이 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는데 여러모로 애착이 많이 가는 노래다. 본인은 싱어보단 프로듀서의 느낌이 강한 아티스트라고 했다. 추후에 다른 장르의 음악도 기대해 볼 수 있을까?물론이다. Kanye West, Aphex Twin, Miles Davis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고 자랐기 때문에 여러 장르의 음악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현재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은 나 자신이 조금 더 정리가 됐을 때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다. 만들어 놓고 쌓아둔 이런저런 음악들이 너무 많다. 기회가 된다면 이 음악들을 정리해서 믹스테이프 형태로 공개할 수도 있겠다. 주로 혼자서 작업을 하는 시간이 많은 아티스트 같다. 작업을 하면서 본인이 발상 면에서 신선함을 잃었다거나 작업물이 평범한 경향으로 흘러갔다고 느낄 때가 있을까? 소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환경 같은데 그런 경험이 있다면 그 상황을 본인이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궁금하다.아직까지는 작업이 늘 재미있고 아이디어도 많아서 크게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슬럼프를 겪은 적이 없다. 다만 만들고 있는 곡 자체가 어떻게 만져도 재미없게 들릴 때가 있다. 그럴 땐 그 곡을 과감히 버리면 해결된다. omm.. 은 서울을 기반으로 한 아티스트다. 서울 특유의 빠른 분위기가 아티스트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너무 있다. 서울 안에서는 빠르게 잘 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분위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상태 안에서 창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고 아티스트들을 조금 초조하게 몰아가는 흐름이 분명히 있는 거 같다. 사실 나는 이런 분위기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작업량도 많고 작업 속도도 빠른 편이다. 하지만 아티스트들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특정 분위기가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한다면 공유되는 작업들의 질적인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여러 아티스트가 다 같이 성장하는 데에는 굉장히 좋지 못한 환경인 것이다. 음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꼭 이뤄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한국 음악사에 기여할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 흔히들 ‘명반병’이라고 하던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인정할 만한 그런 앨범을 만들고 싶다. 최근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음악이 아닌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있을까?중국 포토그래퍼 Jingran Zhang. 같은 동아시아권의 아티스트이다 보니 미묘하게 한국의 이미지들과 닮았다. 동시에 확실한 중국 특유의 분위기도 같이 느낄 수 있어 재밌게 보고 있다. 음악 말고 시도해 보고 싶은 다른 장르의 일이 있나?의외로 요리에 관심이 많다. 요리 다큐멘터리 같은 것도 빼놓지 않고 보며 자주는 아니지만 직접 요리를 하기도 한다. 주로 하는 것은 일식. 자신 있는 요리는 미소 된장국, 스키야키, 파스타 등이다. 일을 하지 않는 여가 시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하다.작업이나 합주, 공연 등 음악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아예 방전 상태로 침대나 소파에 누워 있길 좋아한다. 집에서 그렇게 쉬면서 차도 마시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기도 한다. 누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하지 않으면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최근에 즐겨 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이나 넷플릭스 시리즈가 궁금한데 혹시 추천해 줄 수 있을까?“룬룬쓰”라는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보는데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집의 브이로그다. 볼 때마다 왠지 마음이 편해져서 다른 일을 할 때 채널을 틀어놓고 할 일을 하기도 한다. 계획 중인 것들을 이야기해 줄 수 있나?7월에 세 곡이 나온다. 나는 너무 좋은데 같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 기대가 되는데 혹시 발매되는 곡들에 대해서 조금 설명해 줄 수 있을까?평소에 작업량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작업해 놓은 곡들 중에서 사운드적으로 지금 가장 마음에 드는 곡들을 골랐다. 그중에 발라드 풍의 곡도 포함되어 있는데 여름과 가을 사이에 듣기 좋은 계절감이 있는 노래다. 아무쪼록 많이 들어 주시면 좋겠다. 상반기가 다 지났는데 남은 올해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하다.omm..의 뮤직비디오를 더 제작하고 싶다.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많이 주는 것도 올해의 목표 중 하나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을 프로듀싱하는 데에서 오는 재미도 크니깐. 마지막으로 omm..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항상 응원한다’, ‘음악 너무 좋다’, ‘팬이다’. 매번 이런 식의 말씀을 해주시거나 메시지를 받을 때면 아직까지는 믿기지가 않고 놀랄 때가 많다. 한 분 한 분 밥이라도 사드리고 싶을 정도로 너무 큰 감사함을 느낀다. 다들 건강해서 우리가 오래오래 봤으면 좋겠다. CREDITArtist: omm.. (@weloveomm) Photographer: Haeun Kim (@haeunkiiim)Editor: CEIMOU (@ceimou)Product: 005 Shorts